대구 제지공장 ‘롤러 끼임 사망’
중대재해... 산업안전 관리체계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

산업현장에서 반복되는 ‘끼임 사고’가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앗아갔습니다.
2025년 11월 30일 대구 달성군 한국제지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롤러에 신체가 끼여 사망한 사건은 단순한 작업 중 사고가 아니라 산업안전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이 드러난 중대재해라는 점에서 큰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여부, 안전보건 체계의 실효성, 제지업 특유의 공정 위험성, 방호장치·LOTO(전원 차단) 절차 부재 문제 등을 중심으로 본 사건을 심층 분석합니다.

1. 사고 개요 — 반복된 경고에도 또 발생한 ‘전형적 끼임 사고’
사고는 오전 7시 6분경,
노동자가 롤러 표면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던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 현장에서 파악된 초기 상황
설비가 완전 정지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
잔류 회전력과 기계 동작이 동시에 발생
접근 시점에 롤러가 회전하면서 신체 일부가 순식간에 끼임
동료 신고 후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
이 사고는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 수년간 문제로 지적된 "기계 정지 확인 미흡 → 청소·이물질 제거 접근 → 회전체 끼임"의 전형적인 사고 패턴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실제로 제지·금속·인쇄 산업 등 ‘회전체 중심 공정’에서는
전체 사망 사고의 40% 이상이 끼임 사고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번 사건 또한 예측 가능했던 위험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2. 초기 조치 및 조사 착수 — 작업중지 명령과 원인 규명 절차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는 즉시
설비 및 관련 공정 작업중지 명령,
산업안전보건감독관 현장 투입,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검토,
에 들어갔습니다.
● 조사 포인트는 크게 4가지
1. 전원 차단·설비 격리(LOTO) 절차 준수 여부
2. 방호장치(덮개·인터록 센서) 정상 작동 여부
3. 작업자 단독근무 여부 및 관리감독자 배치 실태
4. 표준작업지침(SOP)·위험성평가 내용과 실제 작업 과정의 일치 여부
LOTO 절차는 작업자가 기계 내부 또는 회전체 주변에 접근할 때
전원을 차단
차단 상태를 잠금
본인 확인용 태그 부착
을 통해 기계 움직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핵심 절차입니다.
이 절차가 누락되면, 기계가 멈춘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잔류 장력·자동작동·센서 감지 등으로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바로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3. 제지업 특성상 끼임 사고 위험이 높은 이유
● 제지 공정의 구조적 위험성
제지 생산 라인은
건조기(Dryer)
압착 롤(Press Section)
후가공 롤러(Coater)
권취설비(Rewinder)
등 여러 단계에서 ‘회전체’를 지속적으로 활용합니다.
특히 롤러는
지름이 크고
속도가 빠르고
끊김 없이 회전
하기 때문에 한번 끼이면 크게 다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제지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안전 지적이 이어진 이유는
“롤러 근접 작업 자체가 고위험 작업”임에도,
이를 운영하는 많은 현장에서 청소·이물질 제거 작업을 일상적 작업으로 취급해 안전 관리가 느슨해지기 때문입니다.

4. 반복되는 사고에도 사라지지 않는 구조적 원인
최근 5년간 제조업 끼임 사고 사망자 수를 보면,
그 원인이 개인 부주의보다 작업 시스템 결함에 가깝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 구조적 문제 5가지
1. 기계 완전 정지 절차 미흡
2. 방호장치 해체 관행
3. 관리감독자 역할 약화
4. 단독 작업 관행
5. 위험성평가의 형식화
특히 ‘단독 작업’은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구조가 어렵고
기계 오작동을 바로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본 사건 역시
작업자 단독 수행 여부와 관리감독자 위치·지시 관계가 핵심 조사 대상입니다.
5.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 기업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시 법 적용이 가능하며,
이번 사고는 명확히 해당 요건을 충족합니다.
● 법적 조사 쟁점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었는가
위험요인 개선을 위한 조치를 실제로 이행했는가
사고 발생 공정에 대한 사전 위험성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재발 방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는가
만약 아래 사항 중 하나라도 위반으로 드러난다면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 주요 처벌 포인트
방호장치 미작동
전원 차단 없이 접근
관리감독자 부재
작업자 위험 교육 미이행
과도한 생산압박으로 인한 무리한 작업 지시
이번 사건은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적어도 두세 가지 이상 위반 가능성이 크다”
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실제 조사 결과에 따라 원청 경영책임자 처벌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6. 사회적 파장 — ‘제조업 안전 공백’ 논란 재점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제조업 중대재해 사건들과 더불어 이번 사고는
제조업 안전관리 공백,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논란,
기업의 위험성평가 형식화 문제를 다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계는
“예고된 사고를 막지 못한 전형적 참사”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발생할 수 없는 사고”
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위험 공정의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익숙함’에 의존한 구조적 사고”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7. 재발 방지를 위한 필수 개선 과제
제지공장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서 반복되는 끼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필수적인 개선이 요구됩니다.
● ① LOTO 절차 강제화 및 실시간 점검 시스템 구축
작업자가 기계에 접근하는 순간 ‘전원 차단 여부’를 디지털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
● ② 방호장치 우회 금지 및 자동정지 센서 의무화
기계 덮개·센서 제거 시 즉시 경보가 울리는 시스템이 효과적입니다.
● ③ 정비·청소 공정 위험도 재평가
일상적 업무라도 위험 수준을 재산정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 ④ 단독 작업 금지
특히 회전체 공정에서는 최소 2인 1조 근무가 사고 대응 속도를 높입니다.
● ⑤ 경영자의 안전보건 리더십 강화
단순 교육이 아니라 실질적 예산 투입과 설비 개선이 핵심입니다.

8. “예측 가능한 위험,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는 사실
대구 제지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는
“예상하기 어려운 돌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제지업과 제조업 전체에서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전형적·예측 가능한 위험요인이 안전관리 부재와 겹치며 결국 참사로 이어진 것입니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기업의 책임과 법적 조치가 확정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 제조업 전체의 안전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입니다.
산업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반입니다.
이번 사고가 또 다른 경고로 끝나지 않기 위해
보다 강력한 제도 개선과 현장 중심형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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